2025 회고록
2025 한해를 돌아보며
1월 ~ 2월 - 방학
행복한 방학이다. 디미윈터라는 디미고에 3주 갇혀있기 챌린지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킹하기 시작해서 야자가 끝날때까지 해킹만 했다. 기숙사 들어가서도 새벽 3시까지 몰컴하고 그냥 해킹에 미쳐있었다.
과거의 나의 회고록 메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집에서 하루종일 놀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를 세웠다고 했는데 그냥 해킹 대회 수상하기, 성적 잘받기 이런것 뿐이다.
3월 ~ 5월 - 학교
학기초라 학교생활 관련해서 할게 좀 많았다. 디미고 내부 Dimi CTF 개최, 동아리 신입생 모집, 경기기능대회, 입학설명회 부스 운영 등 일이 많았다. 경기기능대회랑 입학설명회는 어쩌다보니 하게 되었고, 특히 경기기능대회는 그냥 나에게 3일동안 학교 빠질 기회를 주는 이벤트 였던것 같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이슈들에 전부 재미있게 참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불편함?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나름 규모가 있는 활동들이었고, 나 혼자서 하는 활동이 아니기에 좀 무겁게 다가왔던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그냥저냥 3달이 흘러버렸다.
6월 - 공부
모의고사 결과는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은 사실 공부라는 선택지가 내 인생에 큰 영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특기자라는 매우 좋은 전형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특기자로 대학을 갈 생각이었다. 초등학교때는 물론이고 중학교때는 많아야 내신 일주일 전에 책 좀 보고 시험본게 전부였다. 선행도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애초에 이전까지의 내 인생은 게임과 컴퓨터 뿐이었다. 그냥 컴퓨터가 좋아서 개발자, 해커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디미고에 왔다. 디미고에서는 해킹만 주구장창하고 공부는 역시나 안했다. 사실 6모 성적이 그동안 1학년때부터 봐왔었던 모고 성적들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12월 말)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동안 공부를 안해왔었기에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하려면 그냥 더 많이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고, 공부 시간을 압도적으로 챙겼다.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어차피 08에게는 재수라는 선택지도 존재하지 않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한번 하는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인드로 공부할것이다.
7월 - Codegate
사실 대회에 대한 글은 안 쓸 생각이었는데 7월 이슈가 없었어서 코게로 써본다. 해킹 시작 이후 처음으로 뛴 공식 대회가 코드게이트다. 작년의 나약했던 나는 2시간만에 런쳤었다. 사실 리벤지 느낌도 아니었고 단지 예전부터 꼭 본선에 가고싶었던 대회중 하나였고, 1년만에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뭔가 이쁜 사진들 넣고싶은데 찍은 사진도 별로 없고 다 좀 이상하게 나와서 차마 못올리겠다. 대회는 그럭저럭 끝나게 되었고 둘째날에 시상식 하고 컨퍼런스 구경했다. 아침에 시상식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거대하게 진행되서 신기했다.
8월 - HyperSonic
HyperSonic에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해킹을 아직까지 미친듯이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 같다(거두어주신 팀장 Finder 감사합니다 ㅎ). 사실 하쏘 합류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감사한게 많다. 퍼블릭하게 공개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쨌든 이후로 대회를 엄청 뛰었다. 이전까지는 기껏해야 CTF Time에 있는 대회들 그냥 혼자 대충 풀어보고 끝내고 그랬었는데, 어떤 문제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고 해결할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재미있었다. 사실 이미 나보다 훨신 뛰어나신 분들과 대회를 같이 하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자는 마인드로 더 열심히 하게된 것 같다.
9월 - 대회 + 군대?
9월도 특별한 일이 없었다.. 그냥 공백으로 두기엔 9월을 제외한 모든 달들의 기록이 있어 안쓰기 뭐하기에 있는 기록 아무거나 꺼내보고자 한다. 육군 사이버보안 경진대회에 나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대회가 진행됐고, 고등부는 특성화고 8곳에서 학교 대표로 나가게되어 무난하게 수상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수상도 하게 되었다. 대회 수상하면 사이버작전병 지원에 가산점이 들어간다고 들었던 것 같다.
1학년때까지는 군대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군대를 안가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었고, 정보보호병이나 사이버작전병으로 가고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대회에 꼭 수상하고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학사까지는 할 생각이기 때문에 학사 따고 전문연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군대가 안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하진 않고 물론 군대 안에서도 공부할 수 있겠지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고등학교 들어와서 해킹을 공부한 시간과 맞먹고 짧은 시간은 아니기에 전문연으로 가는것으로 생각하고있다.
10월 - 주식
주식을 시작했다. 원래 부모님께서 관리해주시던 계좌가 있었는데 내가 관리하게 되었다. 초딩때 스마트폰, 카드도 없을때 현금 들고다니면서 컴퓨터에 용돈기입장 썼던게 돈관리의 전부였고, 당연히 투자도 인생에서 한번도 해본적 없었기에 그래서인지 엄청 신나고 들떴었다. 주식 시작하고 쉬는시간마다 주식창만 들여다보고 있었고, 모르는 용어도 찾아보고 신문도 보고 별짓을 다했다. 사실 이제 돈과 완전히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내가 잘 못하면 돈을 잃는 것이기에 좀 신중하게 하기는 한다. 개인적으로 원칙을 정하고 이 원칙만 따라가면서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정말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오르면 팔아버리고 싶고, 내 주식이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손절할지 더 버틸지도 사실 마음의 영향을 엄청 많이 받기에 잘 지키지 못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아 더 벌 수 있는걸 놓치기도 하고 잃기도 했다.
내년에는 수능으로 이런 시간도 아까워서 우량주만 사두고 1년 묵혀둘 생각이다. 부모님도 주식을 열심히 하셔서 집에 주식 책이 좀 많이 있는데 수능 끝나면 이런저런 책들도 읽어보고 세상을 좀 더 넓게 보면서 투자하고싶다.
11월 - 이탈리아
HyperSonic으로 Snake CTF를 하러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인생 두번째 해외여행이자 첫번째 유럽여행으로 대회를 하러 간다는게 믿기지 않았고, 사실 내가 이런 많은 것들을 받을 자격이 있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들기도 했다.
사실 여행에 대해서는 공유하고싶은 내용도 정말 많고, 진짜 너무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로마, 베네치아, 리냐노 사비아도로(대회장)에서 3일씩 보냈다. 이탈리아 가기전에 팀원 분들이랑 얘기해 어디갈지 정하면서 정말 기대했었다. 이후 진짜 도착했을때 상상 이상으로 너무 재미있었다. 관광지를 방문하는게 재미있었다기 보다는 그냥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사진으로만 봤던것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본다는것,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유럽 풍경이 좋았다. 밥으로도 할 얘기가 많은데 파스타를 정말 좋아해서 여행 기간 내내 파스타만 먹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는 그냥 우리나라의 밥 개념이었고, 정말로 파스타만 주구장창 먹으니 좀 물리긴 했다. 한인마트도 거의 없어서(여행중에 2번정도 본 것 같다) 한국에서 라면을 사오지 않은 것을 정말 후회했다. 팀원분중 요리를 정말 잘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숙소에서는 덕분에 맛있게 먹었다.
여행지 중에선 개인적으로 돌로미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탈리아 가기전에 미리 예약을 했었는데, 돌로미티가 알프스였다는 사실을 돌로미티에 도착하고서야 알게되었다. 옛날부터 스위스 알프스를 보면서 꼭 가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게되어 정말 신났었다.
왼쪽은 돌로미티 갔을때 찍은 사진이다. 어쩌다보니 첫눈을 이탈리아에서 보게 됐고 개인적으로 맘에들어서 넣어봤다 ㅎ
대회는 뭐 당연하지만 진짜 재밌었다. 해외 로컬 대회는 인생 처음인것도 있고, 그냥 엄청 설렜었다. 건강이슈로 아쉽게도 RealWorld CTF는 참여하지 못했다. 대회는 최종 10위를 했고, 수상을 못했다는것에 크게 속상하거나 하진 않다. 로컬 대회장에 올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몇번이나 나에게 더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기부여를 크게 받았다.
대표님, HSPACE, HyperSonic, 이탈리아 로컬 같이 가주신분들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12월 - 개인
버즈3 프로를 샀다. 초등학교 6학년때 버즈+를 받았었는데 이때는 스마트폰이 없었기에 중학교 때부터 고2 12월까지 잘 썼었다. 사실 버즈3 프로 나왔을 때부터 살까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하긴 했다. 약 5년동안 사용하기도 했고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20만원 이라는 가격은 이 마음을 굳히기는 어려웠고, 특히 수험생 할인으로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해 수능 끝나면 행복하게 할인받아서 살 생각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빨래를 하다 주머니에 넣고 돌려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고, 트리거가 되어 구매했다(놀랍게도 버즈+는 일주일 뒤에 부활했다).
12월 한달은 공부만 하면서 보냈다. 9월, 10월에 해킹만 미친듯이 하고 이탈리아도 다녀온것에 대한 약간의 죄책감?으로 더 열심히 한것 같다. 기말고사도 12월 둘째주에 했기 때문에 자습시간도 매우 많았고, 나 또한 공부와 해킹 말고는 특별히 할 것도 없었기에 공부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내년 목표
CCE, WhiteHat, Wacon 우승
고려대 스마트보안학부 합격
수능 이후
하고싶은게 상당히 많다 ㅎㅎ
생각나는게 있을때마다 메모해두고 있는데 벌써 엄청 쌓였다. 사실 뭐 거창한건 아니고 ‘학교에서 레고맞추기’, ‘게임 복귀하기’ 뭐 이런식의 간단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 계획중인 프로젝트들도 꽤 있는데 퍼블릭하게 공개하기는 좀 그렇고 나중에 프로젝트 성공적으로 마치게되면 관련 내용도 정리해볼 생각이다. 수능이라는 족쇄가 풀리고 원하는걸 다 할 수 있다는게 남은 날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말
작년 회고록을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올해가 엄청 거창할 줄 알았다. 1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진짜 별거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개인적인 프로젝트와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정말 많은데 고3이라는 신분이 많은 제약을 주는것 같다. 중3때 부모님께서 디미고에 합격하면 대학을 안가도 된다고 원하는거 하면서 살라고 하셨는데 막상 누구보다 대학을 가고 싶은 사람은 나인것 같다(합격시켜주세요). 작년 회고록에서 바랬던 것 중 이룬게 하나 있다면 올해는 회고록이 생각보다 많이 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1년이 담겨있는 글이기 때문에 위 글의 몇배는 더 길게 쓰고싶은데, 글도 잘 못쓰고 생각보다 별 일이 없어 못쓰는 것에 대해 좀 아쉽다.
회고록을 작성하고 쭉 읽어보니 해킹 공부 외길인생을 살아온게 좀 아쉽기도 하다. 외길인생 이라는 말도 좀 어색하긴 한데 졸업하면 좀 여러 활동을 해보고싶다.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꼭 컴퓨터쪽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보고싶다. 예전부터 느꼈었지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해킹처럼 재밌는 것들이 많은것 같다.
아마 2026년에는 수능 준비로 바쁠 것 같다. 3학년때는 전공과목이 정말 많아서 사실 해킹 시간은 크게 바뀌지는 않을것 같고, 오히려 늘 것 같아서 신난다. 1년이 지난 후 2026 회고록을 작성할때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가있을지 궁금하다. 매일매일 같은 하루를 살 것 같은데 회고록에 쓸만한 사건들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메이저 대회 몇번 나가고 수능보면 2026년이 끝날 것 같다. 빨리 입시가 끝났으면 좋겠다.
올해를 돌아보며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것을 가지려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요즘 마음에 새기고 사는 말이다. 이 문장을 어디서 처음 보게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봤을때 느끼는게 많았다고 해야하나 잊혀지지 않는다. 난 내가 엄청 특별한 줄 알았다. 6월 전까지 공부를 잘 하지 않은 이유도 “안해서 그렇지 하면 잘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도 내가 천재라는 생각에 큰 의심은 없긴 하다. 해킹이나 공부나 다른 어떤 분야던지 내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나도 공부가 이렇게 어려울줄은 몰랐다. 일부러 안했다는 말로 포장하면서 다른사람의 노력을 무시했던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래서 나도 마지막 한해 미친듯이 해보고자 한다. 어차피 내가 어떤 삶을 살던 시간은 흐르고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거다.
읽어주신 분들께
이렇게 긴 글을 써본 적이 거의 없어서 잘 썼을지, 재미있게 썼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